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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쟌, 이 리모델링건 비교 견적서 필요 없을까요?"

윰이 상체를 반쯤 일으키며 물었지만 쟌은 역시나 답이 없다.

 

"쟌! 쟌! 이 리모델링건 비교 견적서 필요 없냐구요?"

이젠 아예 일어서서 서류를 손에 들고 흔들며 보다 큰 소리로 여러 번 이름을 부르자 비로소 쟌이 반응한다. 사실 쟌은 지금 양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온라인 교육을 수강하는 중이었다.

 

"금액이 30만원 넘어서 비교 견적서 필요할 것 같은데요."

쟌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윰이 재빨리 덧붙인다. 이미 말투에는 날이 잔뜩 섰다.

 

"정해진 기준이 없으니 그렇죠? 기준을 좀 정해야 할까 봐요."

셴이 중재하려는 듯 한 마디 던져보지만 소용이 없다.

 

"아... 업체에 비교 견적 달라고 얘기해볼게요, 안 그래도 금액이 커서 고민이었는데요."

늘 그렇듯 쟌은 무의미한 감탄사를 내뱉으며 머뭇거리다가 작은 목소리로 네 말이 맞으니 한 번 알아보겠다 대답하고는 마치 자기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한 변명을 덧붙였다.

 

킨은 파티션 너머로 들려오는 윰의 부스럭대는 소리에 불편한 감정이 잔뜩 담겨 있음을 느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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